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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4부 ― 침묵의 결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5. 20:22반응형
세르반테전 이후, 노르드윈드는 조용히 강해졌다.
대승도, 극적인 결승골도 없었지만 연승은 이어졌다.
신문의 헤드라인은 점점 짧아졌고, 리안의 이름도 이전처럼 크지 않게 실렸다.
대신 이런 문장이 늘어났다.
“노르드윈드, 흔들림 없는 조직력.”훈련장은 이전보다 더 차분해졌다.
선수들은 불필요한 말 대신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았고,
패스는 소리 없이 이어졌다.
리안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앞서지 않았다.
그는 한 발 물러서서, 흐름의 결을 다듬고 있었다.바르탄 코치는 그를 불러 말했다.
“요즘 네 플레이엔 소리가 없다.”
리안은 잠시 멈칫했다.
“나쁜 뜻은 아니다.”
코치는 덧붙였다.
“좋은 음악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침묵을 쓸 줄 안다.”그 말은 리안의 가슴에 깊이 남았다.
그는 그날 밤 혼자 경기장을 돌며 생각했다.
‘예전의 나는 바람을 보여주고 싶어 했어.
지금의 나는… 바람을 남기고 싶어.’다음 경기 상대는 발코니아 FC.
조직력은 약하지만 개인기가 뛰어난 팀이었다.
바르탄은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
“오늘은 말하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건, 서로의 숨을 듣는 것뿐이다.”경기가 시작되자 발코니아는 자유롭게 흔들었다.
드리블이 화려했고, 개인 돌파가 잦았다.
전반 18분, 그 개인기가 터졌다.
수비 두 명을 제친 상대 공격수가 골을 넣었다.
0대1.관중석이 술렁였지만, 노르드윈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리안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그저 공이 어디로 흘러야 하는지만 보았다.
그의 손짓 하나에 로렌이 내려오고,
카이는 측면을 넓혔다.전반 40분, 리안은 공을 받자마자 원터치로 넘겼다.
토미에게, 다시 측면으로, 다시 중앙으로.
공은 빠르게 순환했고, 상대의 개인기는 의미를 잃기 시작했다.
그 순간, 카이가 빈 공간으로 파고들었다.
리안은 보지 않고 패스를 찔렀다.
공은 정확히 그 자리에 도착했다.골.
1대1.리안은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숨을 고르고, 다시 중앙으로 걸어갔다.
그의 얼굴엔 표정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확신이 있었다.후반전, 발코니아는 점점 조급해졌다.
개인 돌파는 늘어났고, 패스는 줄었다.
노르드윈드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22분, 로렌의 중거리 슛.
2대1.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락커룸은 조용했지만, 그 조용함은 만족에 가까웠다.
누군가 말했다.
“오늘은… 소리 없이 이긴 느낌이야.”
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제일 강한 이김이에요.”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자가 물었다.
“리안, 오늘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의도한 건가요?”
리안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바람은 보이지 않을 때 더 멀리 갑니다.”그날 밤, 그는 다시 경기장에 남았다.
관중도, 조명도 없는 잔디 위에 서서 귀를 기울였다.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들을 수 있었다.
공이 굴러가는 소리, 잔디가 눌리는 소리,
그리고 팀이 함께 숨 쉬는 소리.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제야 알겠어.
바람은 소리가 아니라, 결이구나.”노르드윈드는 이제 요란한 돌풍이 아니었다.
그들은 방향을 잃지 않는 흐름,
침묵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되어가고 있었다.그리고 그 흐름의 가장 깊은 곳에서,
리안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서 있었다.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