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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8부 ― 리안의 첫 골하늘을 향해 찬다 2025. 11. 8. 21:59반응형
가을의 바람이 불었다. 벨타노 북부리그의 중반을 향해 가던 어느 날, 노르드윈드는 드디어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관중석은 여전히 절반이 비어 있었지만, 지난 경기의 승리 이후 사람들의 눈빛엔 약간의 기대가 섞여 있었다. “요즘 그 팀, 바람 타고 달린다더라.” “그 섬 출신 꼬마가 뭔가 다르대.” 이런 말들이 경기 전부터 조용히 퍼지고 있었다.
리안은 경기장 중앙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바람이 길게 흐르고 있었다. 서쪽에서 부는 따뜻한 바람, 카이가 말하던 ‘좋은 예감의 바람’.
그는 속삭였다.
“오늘은… 불 거야. 확실히.”상대는 노마디아 클럽, 리그 중위권이지만 전술이 날카로운 팀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노르드윈드는 초반부터 고전했다. 상대의 빠른 패스와 정교한 압박은 노르드윈드의 리듬을 깨뜨렸다. 하지만 리안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끊임없이 공의 움직임을 따라 눈을 돌리고, 바람의 방향을 확인했다.
전반 25분, 상대의 코너킥.
리안은 자기 골문 앞에서 상대의 키커를 바라봤다. 공이 날아올랐다. 바람이 약간 동쪽으로 밀리고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뛰었다.
“지금이야!”
리안은 점프했고, 머리로 공을 쳐냈다. 그 공이 정확히 동료 미드필더의 발 앞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역습이 시작됐다.
릴라 매니저가 외쳤다. “리안이 읽었어! 바람을!”
공이 한 번, 두 번, 세 번 연결되었다. 마지막 패스는 리안에게 돌아왔다. 그는 상대 수비 두 명을 앞에 두고 있었지만, 왼쪽으로 살짝 몸을 틀었다.그때였다.
순간적인 돌풍이 경기장을 스쳤다. 잔디가 흔들리고, 깃발이 휘날렸다.
리안은 숨을 들이쉬며 중얼거렸다.
“좋아… 지금이야.”
그는 왼발로 공을 강하게 찼다. 공은 바람을 타고 휘어지며 떠올랐다.
모두가 그것이 골문을 벗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공은 마지막 순간, 다시 안쪽으로 휘어 들어갔다.
골대의 안쪽 철망이 텅!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정적.
그리고 폭발적인 환호.
“들어갔다!”
“리안이다! 리안이 넣었어!”
릴라 매니저는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리안이… 첫 골을 넣었어요.”
바르탄 코치는 팔짱을 끼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 결국 바람이 그 녀석을 인정했군.”리안은 무릎을 꿇고 하늘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봤죠, 형…? 이제 진짜로 불고 있어요.”
그는 두 손을 하늘로 뻗었다. 마치 바람과 악수라도 하듯.그 순간, 카이가 앉아 있는 병실의 라디오에서 중계가 흘러나왔다.
“노르드윈드의 리안 브라이트윈드! 바람을 타는 환상적인 궤적의 골이 터졌습니다!”
카이는 웃음을 터뜨렸다.
“리안… 넌 정말 바람을 믿는구나.”후반전은 치열했다. 노르드윈드는 수비에 집중했고, 상대의 거친 공격을 버텨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점수판에는 1 : 0.
노르드윈드 FC가 리그 첫 홈 승리를 거뒀다.경기 후, 기자 한 명이 리안에게 물었다.
“그 골, 계산된 궤적이었나요? 아니면 우연이었나요?”
리안은 웃으며 대답했다.
“둘 다 아니에요. 그냥 바람이 저한테 패스해줬어요.”
기자는 순간 말이 막혔지만, 리안의 눈빛은 진지했다.밤이 되자 팀원들은 클럽하우스 앞에서 작은 축하파티를 열었다.
토미가 말했다.
“야, 리안! 오늘 그 골, 일부러 한 거 맞지?”
“음… 바람이 도와줬어요.”
“또 그 말이야?”
“그럼 뭐라고 해야 하죠? 사실이잖아요.”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은 피곤하고 거칠었지만, 진심이었다.릴라 매니저는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리안… 그 아이의 바람은 이제 팀 전체를 감싸고 있어요.”바르탄은 창가에서 담배를 끄며 낮게 말했다.
“오늘 저 아이는 단순히 골을 넣은 게 아니야. 팀의 첫 ‘신념’을 넣었지.”리안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빛 사이로 흐르는 바람이 느껴졌다.
그는 조용히 조개 목걸이를 쥐었다.
“테오, 들려? 나, 드디어 바람을 골대로 보냈어.”그리고 미소 지으며 속삭였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야. 바람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그의 뒤에서 깃발이 세차게 휘날렸다.
노르드윈드의 엠블럼이 달빛에 반짝였다.
그건, 새로운 전설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바람의 신호였다.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