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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12부 ― 다시 부는 첫 바람하늘을 향해 찬다 2025. 11. 12. 21:34반응형
겨울의 초입이었다.
찬 공기가 훈련장에 내려앉고, 숨을 내쉴 때마다 입김이 하얗게 피어올랐다.
노르드윈드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0대9의 굴욕 이후 두 달, 그들은 패배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 패배를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팀의 뼈 속에 남아 있었고, 그것이 바로 그들을 일으켜 세웠다.리안은 공을 한 번 찰 때마다 속으로 말했다.
“이건 어제의 패배를 한 걸음 더 멀리 미는 거야.”
그리고 바람이 불면 그는 미소를 지었다.
“좋아요, 오늘도 왔네요.”훈련의 강도는 점점 높아졌다.
바르탄 코치는 쉬는 시간조차 줄였다.
“리그에서 웃고 싶다면, 지금 숨을 참아야 해.”
그의 목소리는 거칠었지만, 그 속에는 뜨거운 신념이 있었다.
릴라 매니저는 선수들에게 따뜻한 물과 수건을 건네며 속삭였다.
“여러분, 진짜 바람은 추울 때 불어요. 따뜻한 날엔 아무도 바람을 기억하지 않죠.”팀의 변화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나타났다.
패스가 정확해졌고, 호흡은 맞아가기 시작했다.
카이는 여전히 재활 중이었지만, 훈련장 옆에서 매일 목발을 짚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팀을 지켜봤다.
리안이 공을 찰 때마다, 그의 눈빛에는 조용한 자부심이 스쳤다.그리고 드디어 새해 첫 경기, 상대는 중위권 팀인 트라몬테 FC였다.
경기 전날 밤, 리안은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구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테오, 형, 내일은 꼭 이기고 싶어요. 하지만 이기는 것보다… 제대로 뛰고 싶어요.”
그의 말에 바람이 살짝 불었다.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들었죠. 알겠어요.”경기 날 아침, 노르드윈드의 락커룸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그 조용함 속엔 긴장보다 집중이 있었다.
바르탄 코치가 문 앞에서 말했다.
“우린 약한 팀이 아니다. 다만 바람이 늦게 오는 팀일 뿐이다.
오늘은, 우리 스스로 불어보자.”휘슬이 울리고 경기 시작.
트라몬테는 초반부터 거칠게 밀어붙였다.
전반 10분, 상대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노르드윈드의 수비수 로렌이 재빨리 걷어냈고, 공은 리안에게 향했다.
리안은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다.
그의 눈앞에는 바람이 있었다.
관중이 보기엔 그냥 공의 궤적이었지만, 리안의 눈에는 보였다 — 흐르는 흐름, 움직이는 공기.그는 패스를 보냈다.
토미가 달려가며 그 공을 받아, 한 번 트래핑 후 슈팅.
공은 골대 옆을 스쳤지만, 관중석에선 박수가 터졌다.
바람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후반전, 점수는 여전히 0대0.
양 팀 모두 지쳐 있었지만, 리안은 이상하게 숨이 가볍다고 느꼈다.
“이건 우리가 만든 바람이야.”
그는 그렇게 믿었다.그때, 왼쪽에서 상대 풀백이 공을 빼앗았다.
위기였다. 하지만 리안은 곧장 뛰었다.
그는 수비 라인을 따라 전속력으로 달렸다.
바람이 그의 귓가를 스쳤다.
“지금이야.”
그는 발끝으로 공을 스치듯 빼앗아내고, 곧장 전진했다.
토미가 중앙에서 손을 들었다.
리안은 패스를 보내려다, 문득 하늘을 봤다.
그 순간 바람이 방향을 바꿨다.“좋아, 이번엔 오른쪽이야.”
그는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공은 휘어져 골대 오른쪽으로 빠르게 돌았다.
수비수가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그리고 텅!
볼은 골망 안으로 들어갔다.정적.
그리고 폭발적인 함성.
“리안! 리안이 넣었다!”
릴라 매니저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
“다시 불었어요… 진짜로 다시 불었어요!”
바르탄 코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게 바람이지. 조용히 시작해서, 끝까지 멈추지 않는 것.”리안은 두 팔을 벌리며 하늘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엔 눈물이 맺혀 있었고, 바람이 그것을 닦아주듯 스쳐갔다.
“형, 약속 지켰어요. 이제 우리도 불어요.”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점수판엔 1 : 0.
노르드윈드 FC가 드디어, 패배 이후 처음으로 승리를 거두었다.락커룸은 웃음과 눈물로 뒤섞였다.
토미는 리안을 끌어안으며 외쳤다.
“너 미쳤어! 그 궤적,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리안은 웃었다.
“아니에요. 우리가 한 거예요.”그날 밤, 바람은 계속 불었다.
훈련장 깃발은 쉴 틈 없이 펄럭였고, 하늘은 별빛으로 가득했다.
릴라는 창가에 서서 조용히 말했다.
“노르드윈드의 바람이 돌아왔어.”
바르탄은 대답했다.
“아니, 이제야 진짜로 시작한 거지.”그날 이후, 리그는 달라졌다.
모두가 말했다.
“노르드윈드가 다시 분다.”
하지만 리안은 알고 있었다.
그건 단순한 바람이 아니었다.
그건 희망의 바람, 그리고 함께 일으킨 용기의 바람이었다.하늘 아래, 그 바람은 이제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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