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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7부 ― 마지막 휘슬 전의 숨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8. 20:24반응형
우승을 결정지을 마지막 경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이었다.
도시는 들떠 있었지만, 훈련장은 고요했다.
노르드윈드의 선수들은 필요 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미 서로의 숨결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바르탄 코치는 마지막 전술 미팅에서 칠판을 지우지 않았다.
그 위엔 복잡한 화살표도, 새로운 패턴도 없었다.
오직 한 문장만 남아 있었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믿어라.”리안은 그 문장을 오래 바라봤다.
처음 이 팀에 왔을 때, 그는 바람을 증명하고 싶어 했다.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누구보다 높이 차오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심장은 다르게 뛰고 있었다.
증명보다 중요한 건, 남겨두는 것이었다.경기 전날 밤, 팀은 숙소에서 일찍 불을 껐다.
리안은 잠들지 못하고 창가에 서 있었다.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다.
그 고요가 오히려 마음을 안정시켰다.
“이제는 조용해도 괜찮아.”
그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했다.다음 날,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은 침묵으로 가득했다.
누군가 음악을 틀려다 말았고,
누군가는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리안은 창밖을 바라보다가 카이와 눈이 마주쳤다.
카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없었지만, 그 한 번의 시선이면 충분했다.상대는 산 포르테 FC.
끈질기고, 계산적인 팀이었다.
이 경기에서 노르드윈드가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확정됐다.
하지만 아무도 ‘비김’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경기 시작 전, 관중석은 파도처럼 일렁였다.
리안은 중앙선에 서서 잔디를 밟았다.
발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감촉이 분명했다.
“여기까지 왔구나.”휘슬이 울렸다.
경기는 예상보다 거칠었다.
산 포르테는 초반부터 압박을 걸었고,
노르드윈드는 쉽게 공을 내주지 않았다.
전반 20분, 위기가 왔다.
수비 뒤로 침투한 상대 공격수의 슈팅.
토미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졌고,
리안은 손을 들어 동료들을 진정시켰다.
“괜찮아. 지금 우리가 맞아야 할 바람이야.”전반은 0대0으로 끝났다.
락커룸에서 바르탄은 길게 말하지 않았다.
“조급해지지 마라.
마지막 휘슬은 아직 멀다.”후반전, 노르드윈드는 조금 더 낮아졌다.
공을 오래 소유하지 않았고,
위험한 선택을 피했다.
리안은 더 많이 뛰지 않았다.
대신, 더 많이 비웠다.후반 35분, 결정적인 장면이 왔다.
상대 수비 실수로 공이 리안 앞에 떨어졌다.
골대는 열려 있었고,
관중의 숨이 멎었다.
그 순간, 그는 슈팅 대신 옆을 봤다.
카이가 완전히 열려 있었다.짧은 패스.
카이의 슈팅.
공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아쉬움의 탄성이 터졌지만,
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그 한마디가 팀을 다시 묶었다.시간은 흘렀고, 추가 시간 표시가 올라갔다.
4분.
바람이 아주 약하게 불었다.
리안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휘슬.
점수는 0대0.
그 순간, 경기장은 폭발했다.
선수들이 쓰러지듯 잔디 위에 앉았고,
관중석은 환호로 흔들렸다.노르드윈드 FC, 리그 우승 확정.
리안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크게 소리치지도, 뛰지도 않았다.
그저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숨을 골랐다.
“끝났다.”카이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아니.”
그가 말했다.
“이건 우리가 만든 바람이, 처음으로 멈춘 순간이야.”리안은 웃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멈춤은 끝이 아니라,
다음 바람을 위한 준비라는 것을.우승 세리머니는 요란했지만,
리안의 마음은 고요했다.
마지막 휘슬 전의 숨,
그 고요가 그를 여기까지 데려왔다.그리고 이제,
그 숨은 또 다른 하늘을 향해 향하고 있었다.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