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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5부 ― 결승선 앞의 고요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6. 20:23반응형
리그는 마지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노르드윈드는 어느새 상위권에 자리했고, 순위표 맨 위는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팀 안에는 흥분보다 고요가 감돌았다.
마치 모두가 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진짜 바람은 마지막에 온다는 것.바르탄 코치는 훈련을 평소보다 일찍 마쳤다.
선수들을 중앙에 모아놓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기술을 더 가르치지 않는다.
너희는 이미 충분하다.
이제 남은 건,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리안을 바라봤다.
“특히 너. 지금 네가 가장 중요하다.”리안은 고개를 들었다.
“저요?”
“그래. 네가 앞서지도, 뒤에 숨지도 않을 때
이 팀은 가장 안정된다.”
리안은 그 말을 천천히 받아들였다.
그는 이제 자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그날 밤, 리안은 혼자 도시 외곽의 오래된 경기장을 찾았다.
어릴 적 처음 공을 찼던 곳, 관중석의 페인트는 벗겨졌고
골대는 조금 기울어 있었다.
그는 공을 굴리며 중얼거렸다.
“여기서 시작했지.
바람도 없고, 사람도 없었는데
그땐 왜 그렇게 두근거렸을까.”그는 공을 차지 않고, 한참을 바라만 보았다.
이제는 알고 있었다.
그 두근거림은 승리를 향한 욕심이 아니라
그라운드에 서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서 왔다는 것을.다음 경기 상대는 알베리오 FC.
리그 선두를 다투는 직접 경쟁 팀이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 레이스가 갈릴 수도 있었다.
경기 전 락커룸은 조용했다.
누구도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리안은 신발끈을 매며 말했다.
“오늘은 특별한 걸 하지 맙시다.”
토미가 웃으며 되물었다.
“그럼 뭘 해?”
“우리가 늘 해온 걸 하죠.
서로를 믿고, 공을 믿고.”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경기는 팽팽했다.
알베리오는 노련했고, 한 번의 실수도 놓치지 않았다.
전반은 0대0.
후반에도 쉽게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중석의 긴장감이 높아졌다.후반 35분, 노르드윈드가 프리킥을 얻었다.
리안이 공 앞에 섰다.
관중의 시선이 몰렸다.
그는 숨을 고르고, 주변을 한 번 둘러봤다.
그리고 공을 차지 않았다.
짧은 패스.
카이가 받아 바로 크로스.
로렌이 몸을 날렸다.골.
경기장은 폭발했다.
하지만 리안은 두 손을 들지 않았다.
그는 로렌을 향해 엄지를 세웠고,
다시 중앙으로 돌아왔다.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1대0.
노르드윈드는 선두로 올라섰다.락커룸은 환호로 가득했지만, 리안은 한 발 물러서 있었다.
바르탄이 다가와 낮게 말했다.
“봤다. 오늘 네 선택.”
리안은 미소 지었다.
“이제야 알겠어요.
제가 차야 할 공과, 차지 말아야 할 공을.”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자가 물었다.
“리안, 우승이 눈앞입니다. 지금 기분은 어떤가요?”
리안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결승선 앞은 늘 조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마지막 한 걸음을 똑바로 내딛을 수 있거든요.”그날 밤, 노르드윈드의 훈련장은 불이 꺼졌다.
하지만 잔디 위엔 여전히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 발자국들은 서두르지 않았고,
흔들리지도 않았다.결승선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바람은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있었다.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