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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30부 ― 하늘을 향해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18. 01:05
새로운 도시는 낯설었다.공기는 다르고, 하늘의 색도 달랐다.리안은 작은 숙소 창가에 서서 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여기엔 아직 그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없었고,그가 만든 바람을 아는 이도 없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훈련 첫날, 그는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왔다.잔디의 결을 손으로 쓸어보고,바람의 방향을 느끼듯 눈을 감았다.아주 약한 공기의 움직임이 얼굴을 스쳤다.“여기도… 불 수 있겠네.”새 팀의 선수들은 조심스러웠다.리안을 향한 시선엔 기대와 경계가 섞여 있었다.‘우승팀에서 온 선수’‘바람의 소년’그 수식어들은 다시 그를 중심으로 끌어당기려 했다.리안은 그걸 느꼈다.그리고 고개를 저었다.첫 연습 경기에서 그는 빛나지 않았다.과감한 돌파도, 환호를 부르는 슈팅도 없었다.대신 한 박자 빠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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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9부 ― 떠나는 날의 바람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17. 01:04
결정을 미룬 채 며칠이 흘렀다.리안은 여전히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길을 걸었지만,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신문에는 그의 이름이 다시 크게 실렸고,라디오에서는 “다음 시즌, 리안의 행선지는?”이라는 질문이 반복됐다.그러나 리안은 인터뷰를 모두 거절했다.그는 대답을 세상에 하기 전에,자신에게 먼저 해야 했다.어느 새벽, 리안은 짐을 챙겨 오래된 경기장으로 향했다.제25부에서 혼자 찾았던 그곳,처음 공을 차며 꿈을 품었던 자리였다.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공기는 차가웠고,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다.그는 중앙선에 공을 내려놓고 한참을 서 있었다.“여기서 시작했지.”그 말은 질문도, 선언도 아니었다.그저 사실이었다.리안은 공을 천천히 찼다.강하지도, 높지도 않은 킥이었다.공은 잔디를 굴러 골대 근처에서 멈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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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8부 ― 남겨진 바람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16. 00:03
우승 다음 날, 도시에는 축제가 열렸다.노르드윈드의 깃발이 거리마다 걸렸고, 아이들은 파란 유니폼을 입고 뛰어다녔다.선수단 버스가 천천히 행진하자, 사람들은 이름을 불렀다.토미, 로렌, 카이… 그리고 리안.하지만 리안은 환호의 중심에서 한 발 비켜서 있었다.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은 어딘가 조용했다.그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늘을 보고 있었다.바람은 거의 없었고, 깃발은 축 늘어져 있었다.“이상하지.”그가 혼잣말처럼 말했다.“이렇게 큰 일을 해냈는데, 바람은 왜 이렇게 조용하지.”퍼레이드가 끝난 뒤, 선수들은 락커룸에 모였다.웃음과 농담이 오갔지만, 축제의 열기는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바르탄 코치는 조용히 문을 닫고 말했다.“오늘은 축하하는 날이다.하지만 내일부터는 각자의 길을 생각해라.”그 말은 모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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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7부 ― 마지막 휘슬 전의 숨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8. 20:24
우승을 결정지을 마지막 경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이었다.도시는 들떠 있었지만, 훈련장은 고요했다.노르드윈드의 선수들은 필요 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이미 서로의 숨결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바르탄 코치는 마지막 전술 미팅에서 칠판을 지우지 않았다.그 위엔 복잡한 화살표도, 새로운 패턴도 없었다.오직 한 문장만 남아 있었다.“지금까지 해온 것을 믿어라.”리안은 그 문장을 오래 바라봤다.처음 이 팀에 왔을 때, 그는 바람을 증명하고 싶어 했다.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누구보다 높이 차오르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심장은 다르게 뛰고 있었다.증명보다 중요한 건, 남겨두는 것이었다.경기 전날 밤, 팀은 숙소에서 일찍 불을 껐다.리안은 잠들지 못하고 창가에 서 있었다.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다.그 고요가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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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6부 ― 폭풍 전야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7. 20:23
선두에 오른 다음 날, 노르드윈드의 훈련장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환호도, 들뜬 농담도 없었다.모두가 알고 있었다.지금의 침묵은 불안이 아니라 준비라는 것을.바르탄 코치는 훈련을 시작하며 말했다.“우린 이제 쫓는 팀이 아니다.쫓기는 팀이 됐다.폭풍은 보통 이때 온다.”선수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리안은 그 말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언론은 노르드윈드를 흔들기 시작했다.“우승 경험 없는 팀,” “마지막에 무너질 가능성,”그리고 어김없이 붙는 문장.“리안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기사들을 본 토미가 이를 악물었다.“왜 꼭 저렇게 말하지?”리안은 담담히 대답했다.“폭풍이 오기 전엔 항상 소음이 커져요.”그 주의 마지막 훈련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연습 경기 도중, 카이가 강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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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5부 ― 결승선 앞의 고요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6. 20:23
리그는 마지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노르드윈드는 어느새 상위권에 자리했고, 순위표 맨 위는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그러나 이상하게도, 팀 안에는 흥분보다 고요가 감돌았다.마치 모두가 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진짜 바람은 마지막에 온다는 것.바르탄 코치는 훈련을 평소보다 일찍 마쳤다.선수들을 중앙에 모아놓고 말했다.“이제부터는 기술을 더 가르치지 않는다.너희는 이미 충분하다.이제 남은 건,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리안을 바라봤다.“특히 너. 지금 네가 가장 중요하다.”리안은 고개를 들었다.“저요?”“그래. 네가 앞서지도, 뒤에 숨지도 않을 때이 팀은 가장 안정된다.”리안은 그 말을 천천히 받아들였다.그는 이제 자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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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4부 ― 침묵의 결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5. 20:22
세르반테전 이후, 노르드윈드는 조용히 강해졌다.대승도, 극적인 결승골도 없었지만 연승은 이어졌다.신문의 헤드라인은 점점 짧아졌고, 리안의 이름도 이전처럼 크지 않게 실렸다.대신 이런 문장이 늘어났다.“노르드윈드, 흔들림 없는 조직력.”훈련장은 이전보다 더 차분해졌다.선수들은 불필요한 말 대신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았고,패스는 소리 없이 이어졌다.리안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었다.하지만 그는 더 이상 앞서지 않았다.그는 한 발 물러서서, 흐름의 결을 다듬고 있었다.바르탄 코치는 그를 불러 말했다.“요즘 네 플레이엔 소리가 없다.”리안은 잠시 멈칫했다.“나쁜 뜻은 아니다.”코치는 덧붙였다.“좋은 음악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침묵을 쓸 줄 안다.”그 말은 리안의 가슴에 깊이 남았다.그는 그날 밤 혼자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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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찬다 – 브라이트 윈드의 전설》 제23부 ― 흔들리는 중심하늘을 향해 찬다 2026. 1. 4. 19:21
리안의 복귀는 팀에 불을 붙였지만, 동시에 새로운 균열을 만들었다.몬테라노전 이후 노르드윈드는 다시 주목받았고, 언론은 빠르게 서사를 바꾸었다.“리안 복귀 효과,” “바람의 중심이 돌아왔다.”그 문장들은 팀의 승리를 설명하기엔 쉬웠고, 팀의 노력을 지워버리기엔 너무 강했다.훈련장은 이전보다 활기찼지만, 미묘한 긴장이 감돌았다.패스의 끝에서 눈이 리안을 찾았고, 슈팅의 순간엔 그가 어디에 있는지가 먼저 확인됐다.리안은 그 변화를 느꼈다.공이 다시 자신에게 모이고 있었다.그가 원하던 바람이었지만, 원치 않던 방향이었다.바르탄 코치는 훈련을 멈추고 휘슬을 불었다.“중단.”선수들이 숨을 고르며 모였다.“지금의 흐름, 누가 중심이지?”잠시 침묵.누군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리안… 아닙니까?”바르탄은 고개를 저었다...